폭염 속 우리 몸의 경고, 온열질환에 대한 모든 것

폭염 속 우리 몸의 경고, 온열질환에 대한 모든 것

사람들은 온열질환에 대해 얼마나 정확히 알고 있을까요? ‘더위 먹었다’고 가볍게 넘기거나, 일사병과 열사병의 차이를 모른 채 잘못된 응급처치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사람들이 온열질환에 대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들을 바탕으로, 종류별 증상과 예방법, 응급처치까지 상세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뜨거운 여름, 온열질환 경고등이 켜지다

해마다 여름철이면 폭염의 기세가 더욱 강해지고 있습니다. 찜통 같은 더위는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우리 몸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기도 합니다. 열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온열질환은 심각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무서운 질병입니다. 실제로 최근 온열질환 환자 수는 급증하는 추세이며, 특히 고령층과 만성질환자, 야외 근로자 등 취약계층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온열질환, 정확히 무엇일까요?: 종류와 증상 바로 알기

온열질환은 열 때문에 발생하는 급성질환을 총칭하는 말입니다. 대표적인 온열질환으로는 열사병, 열탈진(일사병), 열경련, 열실신, 열부종 등이 있으며, 각각의 증상과 위험도가 달라 정확히 구분하여 대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 가장 위험한 온열질환, 열사병 (Heat Stroke)

열사병은 체온을 조절하는 신경계가 기능을 잃어버린 상태로, 온열질환 중 가장 심각하고 치명적입니다.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치솟고, 심한 두통과 오한, 의식 혼미, 경련, 심지어 혼수상태에 빠질 수 있습니다. 특징적으로 땀이 나지 않아 피부가 건조하고 뜨겁게 느껴지지만, 땀이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열사병은 다발성 장기 손상을 유발할 수 있어 즉시 119에 신고하고 응급처치를 시작해야 합니다.

2) 흔하지만 방심은 금물, 열탈진(일사병) (Heat Exhaustion)

‘더위 먹었다’고 표현하는 증상은 대부분 열탈진에 해당합니다. 강한 햇볕과 고온에 장시간 노출되어 땀을 많이 흘리면서 수분과 염분이 부족해져 발생합니다. 땀을 많이 흘려 피부가 차고 축축하며, 극심한 피로감과 무력감, 어지럼증, 두통,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체온은 정상에 가깝거나 약간 상승하지만 40도를 넘지는 않습니다. 열탈진 상태를 방치하면 생명이 위독한 열사병으로 발전할 수 있어 즉각적인 휴식과 수분 보충이 필수적입니다.

3) 근육이 보내는 경고, 열경련 (Heat Cramp)

땀을 많이 흘린 후 물만 마셔 염분(전해질)이 부족해졌을 때 근육 경련이 일어나는 증상입니다. 주로 어깨, 팔, 다리, 복부 등 운동을 많이 한 근육에 통증과 함께 경련이 나타납니다. 시원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이온 음료 등으로 수분과 염분을 보충해주어야 합니다.

4) 핑 도는 아찔함, 열실신 (Heat Syncope)

더운 환경에 오래 서 있거나 갑자기 일어설 때 뇌로 가는 혈액량이 일시적으로 부족해져 의식을 잃는 증상입니다. 실신 전 어지럼증이나 두통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시원한 곳에 환자를 눕히고 다리를 머리보다 높게 두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어야 합니다.

열사병 vs 일사병, 무엇이 다른가요?: 결정적 차이와 대처법

많은 사람이 일사병(열탈진)과 열사병을 혼동합니다. 두 질환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의식 변화체온입니다.

  • 일사병(열탈진): 땀을 많이 흘리고 어지럼증, 피로감 등을 느끼지만 의식은 비교적 뚜렷한 편입니다. 체온도 40도 이하로 유지됩니다.
  • 열사병: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높고, 의식이 흐려지거나 혼수상태에 빠지는 등 중추신경계 이상 증상이 나타납니다. 땀이 나지 않아 피부가 건조하고 뜨거운 것이 특징이지만, 땀이 나는 경우도 있어 섣부른 판단은 금물입니다.
  • 대처법의 핵심: 환자의 의식이 없다면 지체 없이 119에 신고해야 합니다. 열사병은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의식이 있다면, 시원한 곳으로 옮겨 옷을 헐렁하게 하고 수분을 보충해주는 기본적인 응급처치는 동일하지만, 증상이 1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악화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온열질환,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요?

온열질환은 몇 가지 간단한 수칙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습니다.

1) 물 자주 마시기: 갈증을 느끼기 전에!

가장 중요한 예방 수칙은 충분한 수분 섭취입니다. 갈증을 느끼기 전에 규칙적으로 물을 마시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신장 질환 등 수분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질환이 있다면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단, 술이나 카페인이 든 음료는 이뇨 작용을 촉진해 오히려 탈수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합니다.

2) 시원하게 지내기

  • 가장 더운 시간대(낮 12시~오후 5시)에는 야외 활동을 자제하세요.
  • 헐렁하고 밝은 색의 가벼운 옷을 입어 통풍이 잘 되게 하세요.
  • 외출 시에는 양산이나 모자로 햇볕을 차단하세요.
  • 자주 샤워를 해서 체온을 낮추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3) 더운 시간대에는 휴식하기

폭염 특보가 발령되면 기상 상황을 수시로 확인하고 야외 활동을 줄여야 합니다. 어지럼증, 두통, 메스꺼움 등 온열질환 초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활동을 멈추고 시원한 곳에서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자신의 건강 상태를 살피며 활동 강도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온열질환 응급처치 요령

온열질환 환자를 발견했을 때 신속하고 정확한 응급처치는 환자의 예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1) 의식이 있는 경우

  • 즉시 시원한 장소로 옮깁니다. 그늘이나 에어컨이 작동하는 실내가 좋습니다.
  • 옷을 헐렁하게 풀어주고 몸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 수분을 보충해줍니다. 시원한 물이나 이온 음료를 마시게 합니다.
  • 시원한 물수건으로 몸을 닦거나 샤워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 증상이 1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악화되면 병원으로 이송해야 합니다.

2) 의식이 없는 경우 (열사병 의심)

  • 지체 없이 119에 신고합니다.
  • 시원한 장소로 옮겨 옷을 벗기고 몸 전체를 식혀야 합니다.
  • 젖은 수건으로 몸을 덮고 선풍기 바람을 쐬어주면 체온을 빠르게 내릴 수 있습니다.
  • 얼음주머니가 있다면 목, 겨드랑이 밑, 사타구니 등 큰 혈관이 지나는 곳에 대어 체온을 낮춥니다.
  • 의식이 없는 환자에게 억지로 물을 마시게 해서는 안 됩니다. 질식의 위험이 있습니다.

온열질환 취약 계층

누구나 온열질환에 걸릴 수 있지만, 특히 더 주의가 필요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 고령층: 노인은 체온 조절 기능과 갈증을 느끼는 능력이 저하되어 있어 온열질환에 매우 취약합니다.
  • 어린이 및 영유아: 어린이는 성인에 비해 체온 조절 기능이 미숙하고, 체중 대비 체표면적이 넓어 열을 더 많이 흡수합니다. 차 안에 어린이를 잠시라도 혼자 두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 만성질환자: 고혈압, 심장질환, 당뇨병, 뇌졸중 등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폭염으로 인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 야외 근로자 및 운동선수: 햇볕 아래에서 장시간 일하거나 격렬한 신체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온열질환 발생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건강한 여름, 아는 만큼 지킬 수 있습니다

온열질환은 폭염이라는 재난 속에서 우리 건강을 위협하는 복병입니다. 하지만 그 정체를 정확히 알고, 예방 수칙을 생활화하며, 올바른 대처법을 숙지한다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습니다. 올여름, 나와 내 가족, 이웃의 건강을 위해 온열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늦추지 말고, 건강하고 안전하게 무더위를 이겨내시길 바랍니다.